아이맥은 애플 사에서 출시한 일체형 컴퓨터이다. 혹시 프로젝트용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동영상 시청용으로는 끝판왕일 거라는 생각에서 구입을 결심하게 되었다.
2021년 1월 5일 돈이 새거를 살 정도로 많지는 않아서 새거는 아닌 중고로 아이맥이라는 물건을 19만원이라는 비교적 싼 가격에 가지고 왔었다. 당시에는 이게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할 줄 상상도 못했었다. 그냥 마냥 좋아서 사진찍고 그랬었다. ㅋㅋㅋㅋㅋ.....
키보드, 마우스 없이 본체만 구매했었다.
iMac 2010mid 21.5인치 모델. i3이고 램은 4gb. 인강이나 인터넷 서핑, 문서작업에는 그냥저냥 적당한 정도.
진짜 별 거지같은 판매자가 선물(?)이랍시고 새거를 사주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그닥 좋지 않았다. 지금 보니 애초에 국내사용불가라고 적혀있지 않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티로폼에 비닐까지... 이때까지만 해도 사기는 의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생겼다. 애플이 디자인 하나는 참 좋은 것 같기는 하다.
이건 뒷모습. 뒤쪽에 usb포트가 있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긴 하다.
이거 때문에 아까 판매자가 사준걸 연결해서 사용했었는데, 플러그부분이 유럽규격이라 한국 220v에 많이 헐렁했었다.
사진에 크게 티가 나지는 않는데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반드시 어댑터가 많이 헐렁해서 많이 흔들린다면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꼭 맞는 규격의 어댑터를 구매해서 사용하길 바란다. 이짓거리는 컴퓨터 수명에 좋지 않을 수 있을 뿐더러 스파크라도 튄다면 불이 난다던지 하여튼 영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동안은 잘 작동 되었었다. 그리고 구입한지 이틀이 지나고
????????
이거 왜 이러냐
잘 돌아간다매 판매자님.
환불요구를 위해 침착하게 문자를 넣고 기다렸으나 답장은 오지 않고, 전화를 걸었더니 내 번호를 차단한 상태였다. 이거 한방 먹었다는거다. 사기당했다는 생각에 우울해져서 슬퍼하고 이틀정도 지나서 감정을 추스리고 나니, 오히려 냉정해졌다. 여기서 끝내면 내가 아니다.
그래서 1월 14일. 생각을 했다. 이번 사건에서 판매자로부터 내가 이기는 방법은 환불을 받거나 내가 직접 고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환불을 받는건 판매자가 잠수를 타버리니(연락을 받지 않으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았고, APPLE 가로수길은 요새 너무 논란이 많아서 믿어지지가 않고, 사설 수리업체를 찾아가기에는 중고가격만큼이나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았다. 차분히, 그리고 냉정하게 얕은 지식으로 한번 고장원인을 추측해 보았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아픈 곳이 다른 환자의 경우처럼 비슷한 현상에서 손봐야 할 곳이 서로 다르다면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자세히 알아야 치료를 진행하듯, 전자기기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번 자세히 생각해 보았다.
내 iMac의 고장 증상은 무엇인가?
우선 증상은 이랬다. 동영상에서 보이듯 화면을 켜다가 꺼지고, 5분 이내에 꺼지는가 하면, 어떨 때는 갑자기 화면이 복구된다. 이건 소프트웨어 적인 결함이 아닌거 같다. 전에 화면이 꺼졌을 때는 희미하게 화면이 나타났었다. 다만, 정말 희미하게 나타나서 모니터에 안구를 밀착해야 보일까 말까였다. 그러면 내부 회로는 잘 작동되고 있다는 거 같은데, 모니터쪽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고 LCD의 문제라기에는 화면이 처음 들어올 때 밝게 들어오는거로 봐서 화소불량, 뭐 그런 거는 아닌거 같고 LCD의 문제라면 초보자가 해결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크다고 봤다. 그럼... 파워의 문제일까? 그렇다기엔 화면만 꺼졌었다. 처음에 잘못된 어댑터를 사용한게 저의 실수인건 명백하다.(이건 반성할 점) 그러나 작동은 잘 되는듯 했다. 그저 모니터만 빼고. 그러니까 작동이 되고있는 상태인데? 화면만 꺼진다는 이야기다.
그럼 인버터의 문제가 아닐까?
iMac mid 2010 21.5인치 모델은 외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없는 모델인 것 같아, 고장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몇몇 글을 조사하여 보았다. 제가 조사한 몇몇 글에서는 2010~2012의 iMac에서 그런 증상이 꽤나 자주 나타나는거로 보였다. 영어쪽 조사도 할 수는 있지만 일단 한글이 편하니 한글로 된 자료를 좀 뒤적거려봤다. (http://clien-achive.blogspot.com/2019/04/imac-blackscreen-issue.html)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3381120?po=0&sk=id&sv=g5837&groupCd=&pt=0) (https://blog.naver.com/eveningmac/221808960597) (https://cafe.naver.com/macgyvers/420) 보면 인버터 이상이 의심되는 글들이 많다. 또한 다른 모니터도 인버터가 불량일때 상기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걸로 보여졌다. 하드디스크 불량섹터인가도 생각해 보았지만, 화면이 아주 옅게 나왔을때를 생각해 보면 내 얕은 지식으로는 하드디스크 불량일 확률은 적다고 여겨졌다.
수리는 어떻게?
앞서 서술했듯, APPLE 가로수길은 너무 논란이 많아서 믿어지지가 않고, 사설 수리업체를 찾아가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아서 믿을 만한 판매자에게 인버터를 구하는것이 먼저였고, 두번째로는 iMac을 분해할 만한 공구가 없었기 때문에 공구(별나사T9, T10 규격)도 온라인에서 구하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iMac mid 2010 21.5인치 모델은 앞유리가 자석으로 부착되어 있고 액정이랑 붙어있지 않은 것 같아 그나마 다른 모델들 보다는 분해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https://youtu.be/_KXAZXdRVP0)영상을 보니 꽤 할만 해 보였다. 망할 판매자 때문에 강제로 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렸다.
캐나다에 거주하시는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카페 회원분의 도움을 받아, 1월 28일 부품을 구하는데에 성공한다.
언박싱
백라이트 인버터라는 부품이다. 기능은 전원을 받아서 백라이트의 등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참 감사하게도
8gb짜리 램도 2개 보내주셨다. 이 맥에서 사용가능한 메모리 최대 용량이다. (16gb)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램은 제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아무튼 분해를 결심하고 아버지와 함께 뜯어보기로 했다. 수리에 실패한다면 하드디스크를 적출해서 사용하거나 수리업체를 방문해볼 생각이었다. 2010mid 모델은 앞유리가 자석이라 뜯는 방법이 있다.
뭐 대충 뚫어뻥(?)을 붙여서
옆쪽이 깨지지 않게 손을 써서 당기면 앞유리가 분리된다.
아래는 저렇게 걸림쇠가 있어서 고정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빼내고 안전하게 다른 곳에 놔둔다. 왼쪽 아래 분해할 드라이버 툴킷과 교체할 인버터가 보인다.
툴킷은 이렇게 끼워서 쓰면 되는데 좀 모양새가 웃기다.
뭐 이런 나사를 8개 제거하면 일단 디스플레이가 들린다.
디스플레이를 약간 들고 선 4개를 보드로부터 분리해주면 앞 디스플레이가 빠진다. 골치아픈 점은 선을 빼다가 선이 강제로 빠지는 뚝하는 소리가 나고 디스플레이가 빠졌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나 보드나 큰 손상이 없는 것 같아서 침착하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내부를 보니 인버터부터 파워, 하드디스크, cd롬, 메인보드랑 팬이 보였다. 팬을 저렇게 설치하니 발열이 엄청나지...
아무튼 이제 인버터를 교체하기로 했다.
이 순정 인버터의 위아래 나사를 제거하면
이런식으로 부품이 나온다.
교체할 인버터와의 비교. 좀 더 안좋아보이는건 기분탓일까. 호환품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진행하기로 했다.
교체할 인버터에 선을 연결하고
위치시킨 후
나사체결
디스플레이 선들을 연결하고 나사체결 전 한번 켜보기로 한다.
!!!!!!!!!!! 이게 되네?
OS도 깔끔하게 재설치.
기다리는 동안 나사나 체결하기로 한다.
체
결
완
료
자석있는 부분에 나사가 계속 붙어서 고생했다. 이제 OS설치 후 앞유리만 덮어주면
완전 부활. 계속 안꺼진걸 보면 백라이트 인버터 불량이 맞았나 보다. 정말 뿌듯했다. 이 기세를 몰아 램 교체까지 해보기로 했다.
요즘 아이맥은 뒷쪽으로 램을 꺼낸다던데 내껀 여기 아래쪽에 있다.
부서지면 안되니까 침대같은 곳에 놓고 램 슬롯을 열면 저기 검정색 비닐 종이 같은게 보인다. 저거를
끄집어 내서 힘차게 훅 당기면
적출 성공이다. 램 슬롯이 4개라 총용량이 16gb를 넘지 않는다면 그냥 꼽아도 괜찮을 것이다.
이게 교체할 램이다. 스펙상 잘 돌아가야만 한다. 게다가 하이닉스 칩이니 당연히 괜찮을 줄 알았다.
빈 슬롯에
하나 끼우고
하나 더 끼우고
마감 후 나사체결
하하. 16gb가 잘 인식되었군 이제 신나게 사용해볼
!!!!!! 커널오류가 뜬다. 하지만 재부팅할거다.
동영상을 돌려보니 파워를 내다 보내버린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으니 자가진단을 시켜보기로 한다.
어림도 없지 그냥 원상복구 시킨다.
이대로 포기할 수가 없어서 원인파악을 위하여 그 램을 다른 DDR3램 지원 노트북에 꼽아보았다.
10700이라니? 10600S가 아니라.....? 그냥 원상복구 시킨상태로 테스트나 해봤다.
1시간 테스트 성공
2시간 테스트 성공. 완벽히 살아났다. 램 인식이 안되는게 조금 아쉬웠지만 살아났다는거 자체가 만족감이 컸다. 큰 도움을 지속적으로 주신 다음 카페 '아피오스세상'의 'Jang Lee'님과 아버지께 정말 감사하다. 그럼 이제 느낀점과 피드백으로 마무리지어보겠다.
중고거래시 느낀 점
1. 당근마켓에서 오래되고 비싼 전자기기는 어지간 하면 거래를 피하자. 중고 전자기기는 고장나면 법적으로 어지간 해서 환불이 안된다. 당근마켓에도 문의 해봤는데 개인끼리 해결하라고 하더라.
2. 나쁜 판매자인지 착한 판매자인지 정확하게 구분이 어렵다. 분명 판매자는 당근마켓 매너온도 55.1도로 판매경력도 꽤나 많아보였다. 직거래로 했는데도 잠수를 타버리면 답이 없다. 뻔뻔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덤.
3. 강제로 프로젝트를 시작시킨 판매자에게 한편으로는 감사한다. 개샊
아이맥을 사용했을때 느낀 점
1. 좀 오래된거라 그리 빠릿빠릿하지는 않다. 글을 지금 아이맥으로 쓰는데 하드디스크에 1세대 I3라 그런지 솔직히 약간 버겁다.
2. 색감은 진짜 좋다. 역시 믿고 쓰는 LG 디스플레이.
3. 내장 스피커도 음질이 꽤나 괜찮은 편. 유튜브 보기에도 쓸만 하다.
4. 웹캠도 꽤 괜찮은 화질. 오래된거 치고는 좋다.
5. 맥 OS가 좋기만 하지는 않다. 삼성폰을 주로 사용하는데 셋팅이 일단 귀찮고 결론적으로 연결이 안되서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옮겼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자주 사용해왔다면 호환성에서 큰 문제를 느끼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6. 발열이 심하다. 맥 쓰는 사람중에 발열이 심하다 느껴진다면 꼭 다른 어플을 깔아서 팬을 더 돌리는걸 권장한다. 로직보드 교체비용보다 팬 교체비용이 더 저렴하다. 소음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고장나는거보단 낫다.
7. 디자인이 예쁘다. 컴퓨터라기보단 가구라는 느낌.
수리하면서 느낀 점
1. 중간에 실수해도 당황하지말고 행동을 멈추고 더 고장낸 곳이 있는지 찬찬히 살피자. 없는거 같으면 침착하고 계속 진행하자.
2. 처음 분해해 본다면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자.
3. 고장났다면 침착하게 이상현상을 살펴보고 원인을 파악하자. 원인 파악 후 수리 예산을 정한다.
피드백
1. 추가적으로 할 수있는건 SSD 달기, CPU 교체, 알맞는 램 추가 정도가 있다.
2. 계속 고장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장나면 하드 적출해서 쓰고 모니터로 개조하거나 사설 업체 찾아갈거다.
3. 다른 애플 제품도 사용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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